한사랑

바닥에 누어

서문섭 2019. 11. 29. 21:49

 

깊은 밤 누군가가
길바닥에 벌러덩 누어
구름을 헤치고 하늘에 오른다
추락한 자리 밤의 눈물 흐르고
망가진 그대로 말없이 받아준
신의 옷자락은 펄럭인다
시작과 끝이 시간으로 이어져
우리는 바닥에서 피고 지는 꽃
너무 좋아하거나 슬퍼하지 말자
찬바람에 꽃이 진다하여도
훈풍은 또다시 불어올 것이다
그대 목소리 우렁차고
웃음 가득할 때
누군가의 꽃은 지고 있었다
손바닥 한번 뒤집으면
푸른 하늘인데
우리는 늘
슬픈 바닥만 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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