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해수욕장 동쪽
미포와 청사포 구덕포로 잇는
파도 소리 들리는 산등성에
소 한 마리가 벌러덩 누워있다
사스레피나무 온통 푸르른 산에
거뭇한 나뭇등걸과
누렇게 마른 넝쿨도
퉁박스럽게 널렸다
자지러지게 핀 개망초
하얀 물결처럼 밀려오고
맑은 햇살은 삼포길에서
어지간히 푸지게 노닌다
흩날리는 분 냄새
하얀 속삭임
고릿한 듯한 싸한
달큼한 향,
나뭇가지에 옷을 걸어두고
잠시 동안
그득 향을 마시며 취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