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출출하다
땀을 흘리고 운동을 좀 낫이 했다 싶으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거시기다
굳이 들먹거린다면 우리는 그것을 개고기라고 부르며
좀 점잖게 말 한다면 영양탕이라고 흔히 말한다
육질이 좋고 맛이 뛰어나며 흔한 음식이 결코 아니라 할 수 있는
무엇보다 보양음식으로 알려진 우리의 전통음식이리라
이 음식이 혐오스러운 음식이라며
사람에 따라서는 상상 그 자체를 부인하는 사람도 많다
허나 필자는 우리음식문화의 일부분이라 생각해서인지
별 대수롭지 않는 듯한 나쁘지 않은 음식으로 알고 즐겨왔다
오늘은 필자가 개고기에 대해 잠간(暫間 )언급을 하겠다
평시 운동을 해야만 하는 습관인지 모르겠으나
산을 오르거나 평지를 걷는 것은 나에게 있어 일상이 되어 버렸다
시간만 주어진다면 그곳이 어느 곳이든지 가리지 않는 편이다
오늘은 해운에서 회동동을 가로지르는 수영강 공원을
제 아내와 함께 걸어볼 작정이다
왕복 2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이 공원길은
운동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날 때면 자주 이곳을 이용하는 편인데
즐겨 찾는 데는 그 만한 이유가 있다
운동하기에 적당한 코스이기도 하고
그 외 각종 운동기구시설이 잘 보존 설치되어 있어서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놓았기 때문이다
시작 길을 급하게 내려가면 갈대안부 문후에 닿고
온갖 꽃들과 풀들이 군데군데 잘 조성되어 있음을 보게된다
일년초와 다년초가 고루 분포되어 군락을 형성하고 있는데
붓꽃과, 샤스타데이지가 만개로 한창인 것을 비롯해
꽃창포와 원추리, 또한 각시원추리가
그 뒤를 이어 듬성듬성 피어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벌개미취와 꽃범꼬리, 부응화, 흰줄무늬비비추가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서두름을 늦추고 있으나
이파리가 푸르러 나름대로 아름다움을 보이고 있으니 좋다
물이 흐르고 물고기가 거슬러 오르든지 말든지
그 무엇이 어디로 가든지 가지 않던지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나대로 그냥 걸어가기도 하고 뛰어가기도 하는데
힘겹다싶으면 잠시 벤치에 앉아 쉬었다가기도 한다
꽃의 옹알이를 즐기며 운동하는 것이 먼저일까
아니면 시장기(끼)를 해결하는 것이 더 우선인가
말이나마나 분명한 것은 운동이 먼저이며 우선이다
그러긴 하나 운동도 힘이 있고서야 가능한 일이 아닌가
허기가 느껴져서 찾아보는 덤 인생의 맛이라 하겠다
걷는 길목에서 석대다리를 접하고 윗 쪽으로 올라본다
지금이야 아니겠지만 그래도 왕년에는 부산에서 손꼽힌다는
소문난 영양탕 집을 만나 보게된 샘이다
뱃속도 챙기고 쉬어갈 요량으로 이곳에 들렀다가
영양탕과 약간의 수육을 좀 시켜 보았다
부조리한 세상의 완곡한 비판으로 알고 그렇게 먹어볼 참이다
식탁이 차려 진다
영양탕이 뚝배기에 담겨져 나오고
이 집의 특별메뉴인 수육도 큰 접시에 차곡하다
사박한 겉절이에 깍두기이며 시원한 열무물김치와 부추무침.....
상차림이 편하면서도 토속적인데다 맛깔스럽다
영양탕을 한 술 떠먹어본다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양념장을 풀었는데
붉은 기는 별 없어 맵지는 않으나
땡초가 옆에 있어 맵사 하면서도 시원하겠다
한 술 더 떠먹어본다
부추와 파 등이 부드럽고 아삭하게 씹힌다
밥 한 공기에 시원한 탕 국물 그리고
차려져있는 찬들로 서벅서벅 깨물어대니
그 맛에 속이 다 후련하고 시원타
참으로 넉넉하다 못해 푸지다
고기의 겉은 눅눅하지만 속은 적당히 부드럽다
아내와 함께 하는 이 시간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여유라 할 것이며 낭만이라 하고 싶다
팍팍한 현실이 있다면 따뜻한 이상도 있다
입가심으로 쭈~욱 들이키는 시원한 음료수 한 잔 ...
캬~ 잔을 높이 들어 아내와 나의 미래를 축원해본다
*거시기=말하는 중에 물건이나 일의 이름이 얼른 입에서 나오지 않을 때
그 이름 대신으로 쓸데없이 쓰는 군말(우리글의 표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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