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기온이 30도를 중심으로 오르락내리락
그리 무더웠던 여름도 이제 폭염과 함께 서서히
꼬리를 내려 제법 날씨가 서늘해지는 느낌이다
그 동안 흘렸던 땀방울을 보상이라도 하려는 듯
이제 입맛이 훌훌 돌아 식욕을 자꾸만 부추기는 것 같다
필자가 살고 있는 이곳해운대에는 유독 손꼽힌다는
대형음식점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 곳이다
그 많은 식당 중에서도 오늘은 특별히
대구탕 집을 찾아가 맛을 보기로 했다
간(間)만에 달맞이 길을 올랐다
음식점이름이 원조대구탕집인데 원조라서인가
아니면 맛 때문인지 모를 그야말로 사람 행렬이 즐비하다
약간의 기다리는 시간쯤은 감수해야만 했었다
홀 안엔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차있었다
제 아내를 비롯한 자식들 그리고 손자들을 대리고 왔는데
손자 녀석들은 대구탕에 별 관심이 없는 듯했다
염불보담은 젯밥이라든가
넓은 홀이 이놈들의 운동장이다
으이구 이놈들을 마구 두들겨 팰 수도 없고
약간은 수준에 맞게 공중도덕을 가르쳐보긴 했으나
언제 교육을 받았는지 모를 금새 구분을 못할 뿐,
그러나 직원은 우리를 향해 45도 각도로 허리를 구부려
주문을 받으려고 하는 모습이다
이게 마치 내가 왕이라도 되는 것 같은 마음에
은근슬쩍 거드름이 묻어나기 시작한다
그 동안 더위와 싸우느라 먹는 것도 시원찮았는데
모처럼 맛과 영양을 제대로 따져 볼 생각이다
필자와 제 아내는 여태껏 육식이 아닌 채식주위로 살아왔다
원래 육식을 별 좋아하지 않은 편이라고나 할까
고작 고기라한들 바다에서 나는 해물이 전부고 해서
육식은 겨우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만 먹는다
어느 사이에 뚝배기가 들어온다
및 반찬과 푸짐한 대구탕도 등장했다
보기에도 금방 군침이 돌 정도로 시장기가 팍 느껴진다
참으로 깊고 고소한 냄새이더니
오랜만에 맛보는 맛이야 영양도 듬뿍할 것 같았다
육수는 무엇으로 우려냈을까
밥을 말아 먹는 맛과
고기를 다 먹고 나중에 별도로 밥을 먹는 맛이 있는데
아무렇게 먹어본들 그냥 맛의 일탈이 먼저일 듯 싶었다
한 술 입에 넣어본다
싱겁지도 짜지도 않은 삼삼함이 입안을 행복하게 만든다
우리 손자 놈들 이렇게 맛있는 줄도 모르고
맨밥만 먹는 걸 보면 까다롭기에 가늠이 어렵다
세상 편하게 사는 놈들 느네들 몫은 할아버지가 책임을 지마
다른 음식점처럼 한 사람이 한 그릇만 시키면
대식가들이야 조금은 모자라지 않을까 생각을 할 수 있는데
그건 절대 이집에서는 안 통한다
체력이 왕성한 나 같은 사람도
포만감을 충분히 채우고 남음이 있는 식당이다
밑반찬 중에는 물김치가 제법 시원했고
입가심엔 역시 남은 공기 밥에 된장찌개가 제격이었다
후식으로 먹는 커피,
그 맛도 일품이고,,,
야! 참 잘 먹었다
술 대신에 사이다 한잔을 높이 쳐들어
브라보! 브라보!
우리의 미래를 축원해 보았다
-_-_2014년 8월
어느 날의 일탈-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