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 5집

가을이 가는 길

서문섭 2021. 1. 17. 13:08

메마른 산등성 골짜기에도

붉고 노란열매로

그대 길 가는 잔치는 화려하였네

길마다 살살이 춤추고

과꽃 방실방실 미소 짓는

위대한 용사의 귀향

 

모든 근심 씻어낸 얼굴

얼마나 맑고 푸르렀는가

 

아쉬워라 하룻밤 지새우고

이별이 더 슬픈 이유를 모르는 듯

서둘러 바랑 메고 깊은 계곡 지나

산등성이 넘는 뒷모습

 

두고 간 정 인 양

어느새 낙엽 수북이 두고 가는 길

잠시 저녁놀 바다가 저만치 보이네

 

서러워말자

한 시절 우리는 행복하였으니

훌훌 벗어 놓은 소중한 시간들 뒤로

차갑고 싸늘한 문 열고 거침없이 떠난 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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