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 5집

민둥산 5

서문섭 2021. 1. 17. 13:23

누구에게 다 퍼주고 말았는지

민둥산으로 남은 산등성

삭풍 앞에서도 알몸이구나

 

잎이 진 나무들이 

서둘러 덜 진 잎새를 떨구어댄다

 

귓불 때리는 매서운 바람

굽은 허리 억새 춤사위에

퍼줄 것 아직 남은 맨몸들

저것들은 언제 다시  

누구를 따라 하산을 할까

 

바람으로 내리는

서리의 향기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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