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 소리에 잠을 깬다
겨울비치고는 함초롬히,
세찬 바람이 밀려오는 것처럼
장대비는 겨울밤을 적신다
밤비에 죄다 못 씻긴 어둠 속으로
지절에 어울리지 않는 소리를 내고
겨울을 뒤돌아보며
서둘러 봄 찾아가는 밤빗소리
이 밤이 다 가기 전
지나가야만 하는 겨울비
가는 소리 들리니
겨울이 가는 게 틀림없겠지
어디 밤비 뿐일까
청춘도 사랑도 기회도
찾아온 줄 몰랐다가
갈 때야 겨우 알아차리는
어느새 떠나는 소리
왔던 것 가고야 마는
시절도
헤어짐도
삶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