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산문시(自由, 散文詩)

사탄아 물러가라

서문섭 2022. 4. 13. 10:50

속이고 속는 세상이다

그중 가장 고약한 게 바로 자신을 속이는 경우다

이런 속임수 안에서 사람들은 거짓된 위안을 얻는다

스스로는 절대 속이지 않았다는 자기 믿음의 패턴에다

마음을 걸어둘 때라야 비로소 안심을 한다

상대가 자신을 꼬드길 때나 유혹할 때

우스갯소리로 내뱉는 말이있다

즉 다름이 아닌 "사탄아 물러가라" 라는 말이다

여기에서의 사탄은 신화에서나 동화에 나올 법한 케릭터가 아니라

바로 자신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에게 쏘아붙이는 지시어다

사람들이 농담한 것처럼 호출하는 존재 즉"사탄'이란 말

그러니까 허구 문학의 악마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바로 옆에서 활보하는 실체인 것이라 할 일이다

너도나도 사탄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물러가라고 하니

너 나 사탄이 되는 역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사탄은 우리 곁에서 은밀하게 속삭인다

그의 말을 따라 행하라고,,,

이 달콤한 유혹에 복종하면서 맘속에 내재 된 욕망을 성취한다

그러고는 생각한다

"나는 결코 사탄의 유혹 때문이 아니라고"

내 자유의지를 따랐을 뿐이야" 라고 자신을 속인다

현대의 지성은 이러한 마음의 시스템을 일컬어

"모방욕망,이라는 개념으로 해석을 하게된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다른 사람의 외관이나 명성에 대한 선망을 보인다면

그것은 서로가 서로를 욕망하는 변화 작용으로만 형성된다는 말이다

모방욕망이 넘쳐나서 걷잡을 수 없을 지경까지 다다를 때에 폭력이 발생하고

폭력에 따른 사회적 무질서를 해소하려는 방편으로 희생양이 탄생한다는 뜻이다

희생양은 공동체의 만장일치 적 폭력이 낳은 무고한 가엾은 존재일 것이다

신화는 이 존재를 괴물로 둔갑시키지만 성서는 희생양 메커니즘으로 폭로한다

사탄의 실체를 확인하고 싶거든 당장 거울 앞으로 가라

이건 아니야,,,"라고 은밀하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릴 것이라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울릴 것이다

 

 

'자유 산문시(自由, 散文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탑사  (0) 2022.07.03
혼자 산다는 것은  (0) 2022.06.07
부활 신앙  (0) 2022.04.08
神의 옹골진 산  (0) 2021.01.31
고난 주간을 보내며  (0) 2020.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