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걷던 공원길에는
꽃망울 터지는 소리가
심장 뜀으로 중얼거린다
멀리서 한달음 달려온 그대들처럼
부드러운 봄바람 불어와
나를 감싸듯 지난다
아그배곷도 좋고
박상처럼 튀는 조팝나무꽃이나
담벼락에 핀 털머위꽃도 좋다
혹은 울타리 밖을 내다보는 개나리면 어떤가
어디에 핀 무슨 꽃이건 이미 봄 속에 있다
나비가 꽃을 찾으나 그 외모에 있지 않아
일획의 바람 지나니 춘화도 난무하다
떨어지지 않으면 어찌 열매를 키우며
이별하지 않고서야 어찌 만나느냐
피는 것 보다 지는 것이 아름다운 소망
그리움의 꽃잎 흔들고 떠나는 바람에게
이별의 휘파람 불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