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木花 詩)

항각구

서문섭 2022. 2. 16. 12:58

***엉겅퀴 사랑***
 
도로가 끝나는 막다를 곳에서
그 따끔한 가시옷을 입고
하루 쯤 풀 잠자리
하르르 내리는 풀숲
자주빛 엉겅퀴로 서고 싶다
온몸에 소름처럼 오소소 돋아난
가시 돋친 그리움들을
꽃빛으로 다 쏟아 내다보면
너를 온전히 사랑하게 될까
유월의 풀숲 가시 꽃들이
따가운 시선들에 엉키는 햇살
바람의 폭을 찢으며 세상의 길이란 길
다 멈춰진 그 쓰라린 곳에
나비처럼 애틋한 사랑 찾아와도
진정 두려운 듯 나는
도시의 변두리 고독한 시간 속에서
고슴도치 같은 꽃 바늘갑옷을 입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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