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와 참새

세월호야 흐르거라

서문섭 2022. 8. 17. 16:35

아이들아 차라리 오지 못할 바엔

돌아오지 못할 강물이 되어

지향 없이 흘러서 가거라

거침없는 저 강줄기 따라

어디론가 표표한 정처도 없이

내 설운 눈물처럼 흘러가서

미루나무 가슴으로 우는

고독한 모래 둔덕의

그 유장한 하구 여울터

갈잎 마른 몸 비비는 소리로

내 쓸쓸한 노래가 되는

어느 물 어귀를 만나거라

너희가 죽어 늑골처럼 아늑한

그 곳에서 내 아이들아

저물어 지친 발길 머물거든

한 무덤 들꽃으로

이 세상에 고이 피어나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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