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아 차라리 오지 못할 바엔
돌아오지 못할 강물이 되어
지향 없이 흘러서 가거라
거침없는 저 강줄기 따라
어디론가 표표한 정처도 없이
내 설운 눈물처럼 흘러가서
미루나무 가슴으로 우는
고독한 모래 둔덕의
그 유장한 하구 여울터
갈잎 마른 몸 비비는 소리로
내 쓸쓸한 노래가 되는
어느 물 어귀를 만나거라
너희가 죽어 늑골처럼 아늑한
그 곳에서 내 아이들아
저물어 지친 발길 머물거든
한 무덤 들꽃으로
이 세상에 고이 피어나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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