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랑

서문섭 2023. 1. 12. 18:39

한여름 짙푸른 잎사귀에

부끄러운 듯 높이 숨어

 

거친 태풍 지나가고

바람결에 얼굴 살짝 내밀더니

고운 댕기머리로 훌쩍 컸네

 

불그스레한 모습으로

골목에서 만난 내 누이 같은 너

 

산천이 물들고

파란 하늘 속에 더 영근 몸짓

더러는 부러지고 꺾어진 가지 떠나서

새처럼 날아간 둥지는 어딜까

 

시골길 지날 때면

여기 어디쯤 있었던 내 초연은

심장 박동에서 먼저 일어선다

 

'한사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의 역사 속에서  (0) 2023.01.12
거기 누구 없소---ㅇ  (0) 2023.01.12
갈릴리로 가자  (0) 2023.01.12
간절곶에 해가 뜰 대  (0) 2023.01.12
가을에  (0) 2023.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