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받치고 서 있는 벚나무
제모습에 취한 꽃잎들
가로등 밑 왁자지껄 봉접蜂蝶처럼
팔딱거리는 연한 날갯짓들이
견딜 수 없다며
꽁무니바람보다 더 흔들어 댄다
휘청거릴 때마다
온몸 흔들어 주는 벚나무
갈 길 알아버린 꽃잎들은
뛰어내리다 넘어지고
또 뛰어내리다 넘어지고
낙화암 뛰어내리던
삼천궁녀 몸짓이 저랬을까
제대로 피어내지 못한 꿈
벚나무 아래 하르르 할 때
발걸음 세워놓고
조문하듯 바라보는 사람들
취한 듯 취한 듯
바람 쪽으로 등 돌리는
벚꽃 나무 아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