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木花 詩)

벚꽃/

서문섭 2024. 4. 1. 09:49

햇살 받치고 서 있는 벚나무

제모습에 취한 꽃잎들

가로등 밑 왁자지껄 봉접蜂蝶처럼

팔딱거리는 연한 날갯짓들이

견딜 수 없다며

꽁무니바람보다 더 흔들어 댄다

 

휘청거릴 때마다

온몸 흔들어 주는 벚나무

갈 길 알아버린 꽃잎들은

뛰어내리다 넘어지고

또 뛰어내리다 넘어지고

 

낙화암 뛰어내리던

삼천궁녀 몸짓이 저랬을까

제대로 피어내지 못한 꿈

벚나무 아래 하르르 할 때

발걸음 세워놓고

조문하듯 바라보는 사람들

 

취한 듯 취한 듯

바람 쪽으로 등 돌리는 

벚꽃 나무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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