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무튀튀한 향기에 알맞은 이름이 있다
아메리카노,
그 내음의 중독을 아는가
함께 있어도 고독한
그 중독의 시간을 아는가
비끼는 석양의 그림자 뒤로
소멸하는 빛바랜 젊음을 아는가
아스라이 멀어지는
커피 향 같은 날들을 아는가
허전함 채우려는 커피를 마시면
심장 사이에 박힌 이름 하나
목이 메인다
쉬었다가
마시다가
다시 이어지는 언어의 유희처럼
말과 말 사이에
말이 끝난 뒤에
미처 다 하지 못한 말 다음에
또 한 모금,
아메리카노에 중독되고 싶은 밤
나는 그립고 너는 없는
이 쓸쓸함
기어이 끊어낼 수 없는
이 고독함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