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 5집

늦깎이 시인

서문섭 2024. 9. 25. 10:43

잠들지 못한 기척이

잠들지 않은 시간을 깨운다

어둠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지천명의 육신 벗어 놓은 채

귀를 찾아온 쟁쟁한 시어들,

 

시간을 밀쳐놓고 엉키는 말과 말들이

늦깎이로 시문학에 임문한 터라

그 숱한 시인들 가릴 것 없이

기경한 땅 다시금 파 엎는다

 

이미 갈아 엎는 땅 씨알도 없을 낀데

아무리 파 봐야 헛짓거리라

이왕 시작했으니 물줄기 하나쯤

터져야 되지 않겠소

보고 듣지 않았어도

술술 풀어놓은 시詩 한수

어딘가 있을 시詩의 물꼬 

 

쩍쩍 갈라 터진 마음 밭이

슬슬 허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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