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못한 기척이
잠들지 않은 시간을 깨운다
어둠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지천명의 육신 벗어 놓은 채
귀를 찾아온 쟁쟁한 시어들,
시간을 밀쳐놓고 엉키는 말과 말들이
늦깎이로 시문학에 임문한 터라
그 숱한 시인들 가릴 것 없이
기경한 땅 다시금 파 엎는다
이미 갈아 엎는 땅 씨알도 없을 낀데
아무리 파 봐야 헛짓거리라
이왕 시작했으니 물줄기 하나쯤
터져야 되지 않겠소
보고 듣지 않았어도
술술 풀어놓은 시詩 한수
어딘가 있을 시詩의 물꼬
쩍쩍 갈라 터진 마음 밭이
슬슬 허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