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착지 어렴풋이 시야에 들어올 때
어찌 편안한 기쁨보다는
땅 꺼지는 한숨이 쉬어지는 걸까
십 년 고개 두 번쯤 남아있을 즈음에
느껴지는 허탈한 이 기분
넘기 힘든 십 년 고개 몇 고개턱
넘어온 지 한참 되고서야
사방팔방에 보이는 것들이
어찌 모두가 슬퍼지는 것일까
젊음의 추억들도 눈물이며
목멘 사랑의 그리움도 슬픔인 것을,
목숨 건 그 무엇들이
한없이 서글프고 가소로운 건
무슨 이유에서인지
진작 알지 못했던 거 무엇때문이더냐
혼자라는 말
혼자 가는 길
되돌릴 수 없는 걸음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듯 힘없는
작아지며 슬퍼지며 외로워지며,
나의 인생이라고
나의 인생이니까
내가 내 자신을 정확히 볼 수 있는
경건의 시간은
백년도 아닌 생이지만
기꺼이 살아내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