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 5집

짧은 인생

서문섭 2024. 9. 25. 10:48

종착지 어렴풋이 시야에 들어올 때

어찌 편안한 기쁨보다는

땅 꺼지는 한숨이 쉬어지는 걸까

십 년 고개 두 번쯤 남아있을 즈음에

느껴지는 허탈한 이 기분

넘기 힘든 십 년 고개 몇 고개턱

넘어온 지 한참 되고서야

사방팔방에 보이는 것들이

어찌 모두가 슬퍼지는 것일까

젊음의 추억들도 눈물이며

목멘 사랑의 그리움도 슬픔인 것을,

 

목숨 건 그 무엇들이

한없이 서글프고 가소로운 건

무슨 이유에서인지

진작 알지 못했던 거 무엇때문이더냐

혼자라는 말

혼자 가는 길

되돌릴 수 없는 걸음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듯 힘없는 

작아지며 슬퍼지며 외로워지며,

 

나의 인생이라고

나의 인생이니까

내가 내 자신을 정확히 볼 수 있는

경건의 시간은

백년도 아닌 생이지만

기꺼이 살아내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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