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하늘이 야속해
소리내듯 울음으로 굴러갑니다
바람이 때리는 죽비를 맞고
생의 경계를 넘은 속살까지
나를 붙들며 울고 갑니다
예기치 못해 폭우에 찍힌 마음
심장에 새겨놓은 바람의 *탁본拓本을 들고
부끄럽지 않게 가려 합니다
가을이 얼마나 외로운지 몰랐던
푸르른 날이 채색되어
내 마음속 수채화 한 폭이 걸립니다
낙엽이 구르며 바스락거리는 것은
아프다 우는 소리
참았던 울음 온유로 고백하는 중이랍니다
금방 떨어질 것 같은 대롱거리는 설움
기약 없이 에돌아 부는 바람에
내가 쓸쓸히 떠도는 낙엽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