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편-
바다를 가르며
이산 저산 손잡고
뚝이 만들어졌습니다
바닷물은 빠져나가지 못하고
오랜 날 햇볕에 말리어
소금땅이 되자
황새 두루미 내려왔다가
훌쩍 떠나버렸습니다
담수지가 없어
하늘에서 내리는
비로 염기를 빼고
좋은 흙 실어다
개토로 일군 옥토에
황금빛 출렁이는
가을이 있었는데
기후변화로 생긴 태풍에
둑이 완전히 무너져
짠물에 농사를 망쳤습니다
비를 자주 받을 수 없는
농부는 쇠약해지고
추수한 알곡 모아둔
십자가 등불 켜진 곡간에
가라지도 있었습니다
다시 하늘이 무너지고
눈물이 바다를 덮으면
낫을 들고
당신을 부르겠습니다
마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