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 소리 外 유복녀
1, 詩는 자기 체험을 바탕으로 써야한다.
2, 일상에서 하는일을 소재로 써야한다
3, 상상력으로 시를 쓰려면 시 쓰기가 어렵다.
상상력으로는 추리 작가가 많이 활용해 쓴다.
예, 하 종 오 시인
***들 소 리*** ***
사람이여
두렁에 앉아 쉬던 오늘 낮에
둘이 뭐라고 뭐라고 하는 말 들었는가 못 들었는가
살아가는 평생이 흙으로 섬겨져서
일하는 나날이 농사로 이어져서
언제나 아침놀 저녁놀 머무는 땅,
허리 굽혀 온 힘 쏟은 논밭에서
날마다 자라나는 나물과 곡식은
병든 이와 노인들에게 먼저 돌아가서
깊은 안식과 음식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들판이 스스로 북돋우지 않던가
사람이여
들녘을 지키는 일 외에
살아 있는 동안 볼일이 따로 있는가
그늘진 수풀도 마음받아 푸르러져
세상 한 모서리에 한줄기 뻗었으니
지금부터 대지는 펼쳐질 대로 펼쳐져
어린 자식과 어미 아비 사이에
놓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들판이 스스로 지평 확 트며 굽이치지 않던가
묻친 씨앗이 곧 하나의 삶이기에
알곡 거두는 일이 생명을 살리는 일이기에
햇볕도 물도 모여들어 이룬 땅덩어리,
사람이여
일손 놓고 청산보던 오늘 낮에
들이 뭐락 뭐라고 하는 말 들었는가 못 들었는가
***유복녀에게***
광주 민주화 운동의 아품을 그린 詩이다
행여 누가 이 아비에 대해 묻더라도 울지 말거라
계집애야 내가 흘린 피는 널 더럽히지 않았다
황사 속 타는 해 꽃잎 바스라진 대지에
비틀 거리며 걸음마하는 널 보니 서럽구나
멈춰 서서 숨돌릴 한치 흙을 가꾸려고
이 아비는 가뭄 들녘에서 그들과 싸웠다
몸 속에 꿈틀 거리는 근육과 잠긴 울대에서
터져나오는 말로 뜨겁게 달래도 보았지만
햇빛과 물과 그늘을 빼앗은 그들은
내 입을 막고 5월 밖으로 날 내밀어 내었다
그런데 이젠 내 목소리가 산천을 무너뜨리고
내 한숨이 그들의 토지를 짓밟았다 하지?
계집애야 이 아비는 원통하고 절통하고나
결코 난 풀잎 하나 뜯지 않았다
씨앗 한 톨 함부로 저버리지 않았다
다만 네가 자라 갈 땅을 지키기 위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이루기 위해
인간답게 단호히 나섰을 뿐이다
부디 네가 커서 싱싱한 처녀가 되거든
이 아비보다 맑은 사내를 찾아 사랑하다가
네가 지어미가 되거든 이 아비보다 큰 사내로 만들어
햇빛과 물과 그늘을 되찾아 놓게 하고
가문 들녘에 그들을 꿇어앉혀 울리도록 하거라
마른 황토 이 질퍽한 내음 돌쑥 돋아난
남도의 두 발 내디딘 널 보니 안심되는고나
행여 누가 이 아비를 찾더라도 떳떳하거라
계집애야 내 죽음은 널 낳았다
#시의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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