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별(그대의 향기)

동심의 꿈

서문섭 2019. 10. 28. 21:59

 

한번쯤 꿈을 꾸어본다
긴 단잠에서 깨어 베란다 창문을 열면
순백의 눈 속에 파묻혀 있는
어릴 쩍 시절이 아닐 찌라도
아파트 마당을 덮을 수 있을 만큼의
눈이라도 왔으면 하고 소망을 가져본다
하얀 능선위로 내려온 하늘을 닮아
쪽빛보다 더 푸르른 장산을 덮을
은빛의 설원은 아닐지라도
그저 눈사람 하나 만들 만한 눈이
내렸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겨울이 길었던 유년 시절에는
그래도 이따금씩 많은 눈들이 내렸었다
산도 들도 내 마음도 온통 새하얀 눈으로 덮었었지
순백의 세상에서
조잘조잘 참새 떼가 눈 헤집어 아침을 쪼면
강아지들도 신이 나는 듯 날뛰며 설쳐댔다
왠지 포근하고 넉넉한 마음 이었지
달빛 질펀한 티 없고 깨끗한 하얀 선물처럼
눈 오는 날의 동네 안팎은
온통 정담과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푸른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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