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을(카르페 디엠)

야인이 되고 싶다

서문섭 2019. 11. 2. 12:15

야인이 되고 싶다 

일상 다 접어두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보고 싶다
세상 돌아가는 소리 못 들어도
이따금 풍문에 귀기우리면 그만
하늘 길 내린 비오면 비 맞고
은빛햇살 눈 오면 눈썰매타고
저녁이면 달과 별 미리내
먼저와 손사래치는 곳에서
바람소리 물소리 친구삼아
풍유를 즐겨본들 어떠랴
집이라 할 수 없는
초막 같은 집을 짓고도
배고프면 일어나 산열매 따먹고
널려있는 약초 뜯어 차 끓여 마시고
책도 읽고 시도 쓰면서
현실 벗어난 자유삼매에 빠져
분방한 야인으로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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