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을(카르페 디엠)

삭정이

서문섭 2019. 10. 31. 10:57

삭정이 

지난 삼동에
칼바람 스쳤는데
시퍼런 몸뚱이를
훌렁 내보였었는데
메마른 삭정이 밑동에
새초롬한 눈빛
촘촘히 돋아나서
오돌 오돌 떠는 몸짓을 본다

꽃샘바람에 혼줄 나
사시나무 되다가도
비껴간 바람 끝에
봄의 불길이 타면
뜨끈한 것 치올라
꺼억 꺽 터지는 모습
차마 아파서 못 볼 일이다

저려오는 삭신
환장을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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