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편(修正篇)

아직 집에 가지 않았다,---ㅇ

서문섭 2019. 11. 2. 12:54

 

여기는 삶과 죽음의 경계선
오가는 비명소리와 발걸음소리
요란한 포탄 연기 가득한 전쟁터
나는 아직 내 집에 가지 않았다
생명강 고요히 흐르고
맛있는 음식과 안식이 있는
내 고향 아버지 집,  
적들이 달려오는 싸움터에서
나는 평안히 잠들 수 없다
마지막 숨 헐떡여 상처받은
육신들 풀잎처럼 눕고 있는데
나 홀로 그늘아래 앉을 수 없다  
전우여 동역자들이여
사랑하는 나의 형제자매들이여
아직 우리는 집에 갈 수 없다
한목숨 한 생명 구하기 전에
영원히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오직 필요한 것은
구해야 할 목숨 하나 더,  
집은 가까이 있어도
복음으로 사는 사람으로
내 집을 채우기 전에는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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