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을(물위를 걷다)

거미인생

서문섭 2019. 11. 6. 11:11

 

초고속거미줄에

안테나 망가진 잠자리가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망보던 거미 달려들어

먹잇감 옭아매는데

까짓것 먹이라야

간헐적으로 날아드는

날포랭이가 전부였지

 

간만에 큰 먹잇감이 걸렸다

 

금색 실 얼기설기

허공에 메어놓고

그네 타듯 좋아하는

거미와도 같은 생

 

오욕 앞에는

세찬 비바람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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