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을(물위를 걷다)

벽오동나무

서문섭 2019. 11. 6. 14:05

벽오동나무(9월말)

 
가을채비 하는
모처럼의 친근한 모습
치맛자락 잡는 아기의 손같이
떨켜를 야무지게 붙들고
기어코 남아있을 거라는
황갈색 오동나무열매껍질
눈매에 서글서글거린다  

익숙하고 상서로워
대나무 열매만 먹고
벽오동에 둥지 트는 소리
혼자 걷다가 들으면
쓸쓸한 마음자락 안으로
그 소리 떨어지는 것 같았으리
 
오롯한 사람의 꿈
상상의 새 봉황
벽오동 나무에서 
등불 같은 꿈 말함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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