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을(물위를 걷다)

목련

서문섭 2019. 11. 6. 14:03

 

먹이 향해 기어가는

실룩거리는 범의뱃살

동물 같은 생의의지가

눈꽃으로 빛난다

긴 동한冬寒 참아 서서

붓 깃처럼 솟아오르는

未忘의 서러움 같은

애이불비

소복을 휘 휘 감았다

옷고름 풀어놓고

사랑노래 부르고나면

왱왱거리는 저 날개 짓

지등(紙燈)켠 꽃잎에

떨잠은 떨어지고

아름다운 속살 보이기 시작한다

고적한 하늘가

저무는 일몰

타락의 올

한 올 한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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