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제5집 권두글 다섯 번째 시집이다 시를 쓴다는 것은 삶의 가치를 찾는 과정일 거다 어느덧 시를 쓴 지도 수년이 흘러 지났지만 눈부신 완성에 이르는 날은 과연 언제나 올까 아마 살아생전에 이루지 못하게 될 건지 영원한 꿈이 될지도 모르는 요원할 수밖에 없는 길이다 다만 반골의 정신으로 도덕과 양심에 준하여 한 권의 시집을 위하듯 허물벗기를 한 셈이다 내가 살아온 흔적을 시라는 거울로 비추어 몽돌처럼 반들반들한 시로 옮겨 적기에는 마음이 늘 어둡고 아프고 초라했다 하나의 관념이 또 다른 관념을 머릿속에 떠올리게 했지만 결과는 늘 제자리걸음이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니든가 살아가면서 시 때문에 긴장할 때가 많았는데 뭇사람들이 나에게 손을 내미는 때이다 떳떳지 못한 자책인지 아니면 졸시라는 마음에서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