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온 글 19

비/윤보영 그 外

비 내리는 비에는옷이 젖지만 쏟아지는그리움에는마음이 젖는군요 벗을 수도 없고말릴 수도 없고커피커피에 설탕을 넣고크림을 넣었는데맛이 싱겁네요 아 ~ 그대생각을 빠뜨렸군요   가을 커피가을이다그대 생각처럼가슴 따뜻항 커피 한잔마시고 싶은 가을!커피를 마신다가을을 마신다다행이다세상에 외로운 사람 없을 리 없다알고 보면 가진 사람이나가지지 못한 사람이나가슴에는 외로움이 있기 마련,보기에는외롭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다 외로울 거다하지만 나는커피 한 잔 앞에 두고그 외로움을 즐길 줄 아니참 다행이다비와 당신비를 따라그리움이 내립니다우산을 준비할까요아니면 그대생각을 준비할까요

빌려온 글 2024.07.10

시/나태주 사는 법 外

사는 법그리운 날은그림을 그리고, 쓸쓸한 날은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남은 날은 너를 생각해야만 했다사랑너 많이 예쁘거라오래오래 웃고 있거라 우선은 너를 위해서그다음은 나를 위해서세상을 위해서 너처럼 예쁜 세상네가 웃고 있는 세상은얼마나좋은 세상이겠니!부탁너무 멀리까지는 가지 말아라사랑아모습 보이는 곳까지만목소리 들리는 곳까지만 가거라돌아오는 길잊을까 걱정이다사랑아거울아침에 세수하다가거울을 볼 때마다아버지가나를 보고 계신다 그것도 늙은 아버지..그리움가지 말라는데가고 싶은 길이 있다 만나지 말자 하면서만나고싶은 사람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바로 너다먼길함께 가자먼길너와 함께라면멀어도 가깝고아름답지 않아도아름다운 길나도 그길 위에서나무가 되고너를 위해 착한바람이 되고 싶다꿈속에서많은 사람 가운데너만 없었..

빌려온 글 2024.07.10

그냥 두세요/도종환 그 外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가게 하세요그리움이 오면오는 대로 두었다가기게 하세요아품도 오겟지요머물러 살겠지요살다간 가겠지요세월도 그렇게왔다가 갈 거에요가도록 그냥 두세요춘분밤중에 봄비가 다녀갔나 보다마당이 촉촉하게 젖어 있다잠결에도 비 오는 소리 못 들었는데굴뚝새만 한 작은 새가 앉았다 날아가자숨어있던 빗방울 몇 알이아래 가지 위로 톡톡톡 떨어진다삐쫑 빼쫑 혀를 내밀어 그걸 핥아먹고입술을 훔치는 모과나무 꽃송이가푸르게 반짝인다오늘은 묵은 빨래를 해야겠다약 냄새 밴 옷들도 벗어야겠다

빌려온 글 2024.06.15

묶인 배/고안나 그 外

묶인 배 저 힘에 잡혀설마 하는저 작은 힘에 붙잡혀몸 어루만지는 물결에한바탕 뒹굴고 싶은데그 물결 데리고끝없이 유랑하고 싶은데자유 박탈한 저 힘을 어쩔꼬나 놓아다오결박 풀어다오배 물결 나의 힘감각은 살아지구 밖으로 갈 것이다갇힌 생각 알지 못했던그대 먼 하늘로진달래뉜들 야성의 소리 듣지 못하리나는, 아이의 살냄새처럼 향기롭고여인의 옷자락처럼 나긋나긋하지손에 쥔 시간 너무 짧아하룻밤에 오리 아니면 또 오리구불구불 산 기루 오르며잡은 손 꼭 잡고 산자락 점령 중나는 쓰디쓴 맛 알지얼굴 붉히지 않아도내 앉은 자리는 온통 핏빛그렇다고 몽상가는 아니지그냥 한 아름 얼싸안고아리랑고개 잘도 넘고 싶은 바람이지 얼굴 무늬 수막새 박꽃 같은 얼굴이와당 속에 피고 있습니다한 손으로 턱을 괸 듯 손때 묻은 얼굴알 듯 말 듯..

빌려온 글 2024.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