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카테고리,사람과 이웃

여수 오동도에서 5

서문섭 2019. 11. 16. 13:17

 

비수에 꺾인 목

낭자한 선혈

치렁한 잎 새 사이로

달랑달랑 위태로웁다

주저앉은 동백섬에

벌어지고 피고를 거듭하여

앞 다투는 듯 봄을 연다

무채색 겨울을 점령한 온기가

야금야금 예쁜 자태로 반기어

피면 아름다워 보기에 좋고

지면 봄을 부르기에 슬프지가 않다

떨어지는 꽃 서럽다 아니할까만

봄 기다리는 마음에는

서러움마저 반가운 일 아닌가

미끈미끈한 수피樹皮

꾸불꾸불한 수형樹形

멋을 짜깁기하여서 겨울의 백미다

봄이 서러워 통째로 낙화한 

한 몽우리 손에 불끈 쥐고

누군가의 노래,

동백아가씨를 힘차게 불러본다

 

 

 

'새 카테고리,사람과 이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 5  (0) 2019.11.17
냇물처럼  (0) 2019.11.17
풋 감  (0) 2019.11.16
팬지 5  (0) 2019.11.16
산길을 걷다  (0) 2019.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