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을(물위를 걷다)

은행잎

서문섭 2019. 11. 23. 12:50

반백으로 바래진

노년의 머리 위로

매서운 바람이

부리나케 스칩니다

솟아오르던 게개

관풍으로 외롭지 않더니

주저리주저리 털어

저리도 가난했어야 하는지

 

청보에 개똥이래도

이승이 더 낫다했는데

소스라치는 바람 따라

초행길 떠나는 망설임이라니

 

그늘 밑 조잘대던 새 떼

도란도란했던 내 이웃들이

불타는 가을빛 속으로

언젠가는 떠나야 할 

 

저 이파리들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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