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을(물위를 걷다)

등산

서문섭 2019. 11. 24. 14:15

바람 같은 바랑을 메고

등산화도 신고

모자까지 쿠~욱 눌러쓴다

후이 후이 산 오르면

마치 꽃을 본 봉접인 얀

오르는 기분이야

나만의 설레임이다

매양 한 자리에서

체바퀴 도는 것 같은

숨 짙은 시간들

잠시 탈출을 시도하듯

산이 거기에 있어

나는 그곳에 오르고 말지

힘겨우면 잠시 등짐을 풀어놓고

지푸라기 같은 목숨 구기고 앉아

한 모금 자연수를 마신다

흐르는 물에

땀이 싹 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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