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풍경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날이면
군불지핀 아궁이에
고구마를 묻어놓고
꼼지락 꼼지락
이불속에서 발장난 치던
어릴 적 시절이 그리워진다
소담스레 내리던 날
추녀에 말간 고드름,
알몸 된 겨울나무,
하늘 배경에 알몸 되어
어색한 미소 짓고 있었지
발 내리지 못한 여린 보리 싹
서릿발에 수석(首席)거리면
하얀 입김 호호 달래며
행여 추위에 얼까
꼭꼭 밟고 다녔던 소싯적 그 옛날
산자락 배고픈 수리부엉이가
삭풍하늘 유영을 하고
모이 쪼던 닭들은 놀라
이제나 저제나 둥지 속에 숨어
놀란 눈 세상을 살폈지
댓잎 서걱대는 섣달
짧은 해는 서산에 노을 부리고
솔 향 그윽한 길 따라
지만 아는 어디론가
훌쩍 가버리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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