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운문(抒情,韻文詩)

겨울풍경

서문섭 2019. 11. 29. 22:27

겨울풍경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날이면 

군불지핀 아궁이에

고구마를 묻어놓고

꼼지락 꼼지락

이불속에서 발장난 치던

어릴 적 시절이 그리워진다

 

 

소담스레 내리던 날

추녀에 말간 고드름,

알몸 된 겨울나무, 

하늘 배경에 알몸 되어

어색한 미소 짓고 있었지

 

발 내리지 못한 여린 보리 싹

서릿발에  수석(首席)거리면

하얀 입김 호호 달래며

행여 추위에 얼까

꼭꼭 밟고 다녔던 소싯적 그 옛날

 

 

산자락 배고픈 수리부엉이가

삭풍하늘 유영을 하고

모이 쪼던 닭들은 놀라 

이제나 저제나 둥지 속에 숨어 

놀란 눈 세상을 살폈지 

 

 

댓잎 서걱대는 섣달

짧은 해는 서산에 노을 부리고

솔 향 그윽한 길 따라   

지만 아는 어디론가

훌쩍 가버리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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