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한 자락 단풍 숲 사이길
길목의 벤치에서 가을이 앉자고 하네
내가 붉게 물드는 가을이라면
어떻게 타오를 것인가 고민 좀 하겠네
온 숲이 물들었네
오색단풍 계곡으로 깊어진 심산
각양 나뭇잎들이 잔해로 널려져 있네
한 시절 풍미했던 영화榮華 간 데도 없이
잡색 밝히는 주검이 있을 뿐
햇살은 들판을 허전한 듯 덤벙거리고
전경은 쓸쓸하리만큼 지쳐
실오라기 같은 선율을 타네
가을 산 2
몸짓 하늘거리는 추산은
창변創變의 귀재鬼才더라
저토록 아름다운 건
신의 창작이요 조화일 뿐인데
거참
어지간히 가려佳麗하구나
정중동靜中動의 시간
뭇 생명들은 늘상
그 자리에서 빛나고들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