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걷고 있노라
날개 없는 두 발의 숙명으로,
안개 덮인 길을 걸을 때는
휘저으며 걸어가고
비바람 치는 날은
산기슭에 기대어 걸으며
태양이 웃는 날엔
춤추면서 걸어가나
걱정 근심 쌓인 길
짓밟고 가노라
우리 님 만나볼 생각에
외나무다리 무서움증
바람같이 지나 갔었네라
높은 산 높은 동리 구릉
구름 같이 넘었고
꿈꾸는 듯 걸어가노라
목마름 허기짐 다하면
꽃다발 트롬본 없어도
님의 품에 안기리니
뒤돌아보며 말하리라
내 안에 숨어있는 그대와
진실하게 걸었다 하리라
기도하며 걸어갔다 하리라
매양 순례의 길 걷었다 하리
저녁노을이 바다 덮는
황금빛 물결 밀어 들면
잠시 쉬었다
미적미적 걸었다 하리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