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랑

길을 걷다/서문섭

서문섭 2022. 10. 8. 18:38

오늘도 걷고 있노라

날개 없는 두 발의 숙명으로,

 

안개 덮인 길을 걸을 때는

휘저으며 걸어가고

비바람 치는 날은

산기슭에 기대어 걸으며

태양이 웃는 날엔

춤추면서 걸어가나

걱정 근심 쌓인 길

짓밟고 가노라

우리 님 만나볼 생각에

외나무다리 무서움증

바람같이 지나 갔었네라

높은 산 높은 동리 구릉

구름 같이 넘었고

꿈꾸는 듯 걸어가노라

목마름 허기짐 다하면

꽃다발 트롬본 없어도

님의 품에 안기리니

뒤돌아보며 말하리라

내 안에 숨어있는 그대와

진실하게 걸었다 하리라

기도하며 걸어갔다 하리라

매양 순례의 길 걷었다 하리

저녁노을이 바다 덮는

황금빛 물결 밀어 들면

잠시 쉬었다

미적미적 걸었다 하리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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