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꽃 아래 누운 바다처럼
나는 은하에서 내린 이슬과
푸른 향기에 젖어
사르르 눈을 감는다
뼛속까지 푸름이 스며들면
어릴 적 어머니 마음에 젖고
어디선가 밀려오는 옛이야기들이
가지에서 작은 몸짓으로 흔들리고 있다
귓가에 스치는 너의 목소리는
풀숲의 날갯짓으로 날 부르고
산지기인 양 멀리서 지켜보는
쫑긋 세운 노루의 귀와 눈빛
그윽할 때
나는 조금씩 흙 바위가 되어
이름 모를 나무와 꽃이 되어
바람이 되어
산울 병풍 사이로 열린 끝에서
나는 하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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