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주간을 보내며
또다시 우리는 고난주간을 맞는다
사순절의 절정으로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기억하는 기간이다
이 기간에는 그리스도의 고난을 생각하며
오락을 그치고 말씀 묵상과 기도로 경건 생활을 추구한다
이런 자중의 절제 패턴은 신앙생활에도 크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많은 교회가 고난주간에는 온 맘 다해 새벽기도를 하거나
고난 예배와 특별집회 그리고 성찬식 등으로
신앙생활을 새롭게 하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2023년 고난주간을 맞이하는 우리는
매우 침통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한국교회가 13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지만
그 역사에 걸맞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한국교회가 형편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이 사회는 기독교를 우러르며 신뢰하려 들지 않고 있다
고난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주님을 생각할 진데,
끊임없이 발생하는 대형교회 지도자들의 비리나
목회자 세습 등 지도자들의 재정 관련 사고들까지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문제들로 인하여
세간에 얼마나 큰 조롱거리를 받고 있는가 말이다
어디 그뿐만이라 할 수 있겠는가
요즘 같아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안일한 대처로
얼마나 조롱이나 조소를 받고 있는지 그저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한동안 교회에서의 집단감염, 귀만 열면 들려오는 듯해
지난 과정들로 인해 적잖은 회한이 밀려와 마음을 아프게 했다
어찌 코로나19를 우연의 전염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지금 온 세계가 이 코로나19 땜에 전시와도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우리 교회가 이를 위해 기도해야 하며 그럴 이유가 있을 법하지 않은가
또 그런 큰 범과가 아니더라도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세상과 소통하려 들지 않으려 한 것 같아 보인다
교계의 이름 있는 지도자들일수록 자신의 주장을 절대시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잖나 싶어진다
자신의 주장과 다르면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이런 독재적인 리더십은 결코 그리스도의 정신이 아니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것은 한국교회와 지도자들이
이처럼 심각한 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자각증상을 느끼지 못한다는 데 더 심각함이 있지 않으랴
내 주위에 큰 피해를 준다고 생각이 들지 않는가 말이다
고난주간을 맞이해 우리는 공적인 기도에서
한국교회를 두고 회개하기를 제안한다
우리는 신사참배의 범과를 회개하던 절실한 마음으로 돌아가
오늘의 한국교회를 바라보며 회개해야 할 것이라 생각이 든다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물신 주위와 세속주위
그리고 물량주의의 신앙행태를 회개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악을 제거하고 자기중심을 탈피하며
자신과 교회를 새롭게 하려는 노력이 따르지 않는다면
한국교회에는 앞으로도 별 희망이 없을 것이라
고난의 지절에 감히 염려하여 보는 바다
***작가는 글을 쓸 때 ,
그냥 보는대로 느끼는 대로 쓰는 게 산문이고
또 그렇게 쓰는 게 산문의 원리라 생각을 합니다
목사님의 신분으로 내용이 적합하지 않다거나
부적절하다고 생각이 들면
굳이 게재하지 않으셔도 무방하겠습니다***
고난주간의 기도
하늘 영광의 보좌 버리고
사람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신
만왕의 왕 창조주 나의 하나님
이 특별한 절기
인류구원의 역사 속에서
깨어 일어나 주님을 바라봅니다
밤새워 들려오는 겟세마네 기도
그 소리 들릴 때 잠들지 않게 하시고
주님 따라 함께 기도하게 하소서
더 주실 것 없어
마지막 살을 찢고 피 부으실 때
빵과 잔 탐욕으로 먹고 마시는
어리석은 자 되지 않게 하시고
내게 주신 고귀한 것으로
받아지게 하소서
거친 언덕 고난의 길
십자가 지고 가실 때
나 그 길 따르게 하시고
평안 찾아 뒤서지 않게 하소서
십자가 지실 때
나의 죄 때문이니
나를 살리려 하신 십자가임을
깨달아 알게 하소서
고난의 길
고통당하신 주님!
무서운 십자가 짊어지고
골고다 향하시던 날
그날을 기억하며 걸어갑니다
죄로 인해 영원히
죽을 수밖에 없는 저희들에
구원을 위한 희생이었고
사랑이였습니다
골고다의 길이기에
피 흘리신 길이기에
뚜벅뚜벅 밟고 걸어봅니다
한 발짝 한 발짝
핏자국 따라 걷는 길이
구원의 길이요
영생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걸어가신 걸음걸음
놓치지 않고 따르게 하소서
@@@ 작은 예수 ="우리들의 이야기"에 이미 게재됐던 글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작은 예수 (나귀)
부름을 받아 갑니다
휘날리는 백마의 갈기도 없고
천리를 달리는 준마의 발굽도 없는데
힘없고 연약한 이 몸 쓰신다 하여
누군가가 겉옷 벗어 안장 지우고
바닥에는 주단을 펴 줍니다
종려나무 가지 하늘 덮었고
호산나 찬송 메아리칠 때
이 길만이 보좌에 오른다 싶어
무릎 꿇고 엎드려 봅니다
잠시 짊어진 사명
쓰러질 듯 힘겨워도
어찌 십자가라 하오리까
나, 주의 것 십자가 나의 영광
나의 기쁨 메고 갑니다
삶의 의미 지고 갑니다
주의 몸 흔들리실까 봐
내 뜻대로 뛰지 아니하고
주님 낮아지실까 봐
고개 숙이고 걸으며
내 발걸음을 세며 갑니다
나에게도 귀한 몸 의탁하신
나의 왕 나사렛 예수
###=참고로 보냅니다
종려주일
성배聖杯 4월2일(성찬식) )
무릎 꿇어 떨림으로
당신을 받습니다
잔에 부으신 목숨이 너무 커
감당할 수 없는 바다가 되고
거룩한 숨결 마른 뼈에 불어와
열어주신 하늘가득
불멸의 생명으로 피어납니다
찢기고 허물어진 누더기
싸매시고 고치시는 임마누엘
보혈의 목마름 없는
샘물 되어 넘쳐흐릅니다
씻기고 일으켜 허락하신
영생과 육신 속에 고이 간직하고
만 가지 촉수로 깨어나듯
눈빛 따라 달려가는
찬양을 하려 합니다
만왕의 왕이시여
은총가득 채우시는
잔을 높이 들어
이 잔을 마시우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