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시(動物詩)

새鳥 2

서문섭 2024. 3. 11. 10:51

눈 비벼도 보이지 않는 저 길

뒤돌아본 순간

지우며 날아온 거리가

희미하게 사라지고 있다

기를 쓰고 날아도

저 혼자 깊어지는 허공

먼 데로 떠나고 싶은

외길은 언제나 서툴다

살다가 마음 접는 일

풀잎처럼 자꾸 쓰러지는 일이네

날아 온 시간은 속으로 고여

휘어지고 있는데

놓아버린 것도 잃어버린 것도 아닌

아직도 멀리 있는 길

숨 쉰다는 이유 하나로

길은 환하다

누가 끌고 왔던 길이 아님을 알았을 때

움츠렸던 날갯짓 뜨거운 피톨 한 방울

 

'동물시(動物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구의 결혼식  (1) 2024.12.10
쑥국새  (0) 2024.12.09
매미  (0) 2022.07.29
파랑새  (0) 2022.07.03
새鳥 1  (0) 2022.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