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시(動物詩)

쑥국새

서문섭 2024. 12. 9. 13:42

 

따스한 봄볕이

어슬렁거리는 산 밭뙈기에서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쑥을 뜯는다

 

쑥이 자란 산 밭둑 귀퉁이에서는

*쑥국새 한 쌍이

사랑놀음으로 방정을 떨고 있다

 

봄에는 다들 바람이 나나 보다

 

바구니에 가득한 쑥의 향을

소심스럽게 다듬어 솥에다 넣고

묵은 된장을 풀어 국을 끓이는데

쑥국 새가 솥 안으로 따라 들어가

쑥국 쑥국 울어 쌓는다

 

밥상에 올라온 쑥국에 우려진 맛이

입안에서 쑥국 쑥국 씹힌다

 

*산비둘기의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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