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볕이
어슬렁거리는 산 밭뙈기에서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쑥을 뜯는다
쑥이 자란 산 밭둑 귀퉁이에서는
*쑥국새 한 쌍이
사랑놀음으로 방정을 떨고 있다
봄에는 다들 바람이 나나 보다
바구니에 가득한 쑥의 향을
소심스럽게 다듬어 솥에다 넣고
묵은 된장을 풀어 국을 끓이는데
쑥국 새가 솥 안으로 따라 들어가
쑥국 쑥국 울어 쌓는다
밥상에 올라온 쑥국에 우려진 맛이
입안에서 쑥국 쑥국 씹힌다
*산비둘기의 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