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손잡고 올랐던 산
덧없이 흐르던 세월 속
까마득히 잊고 살았다
앞산 미끄럼 내리 타던 곳
골골이 안개 걷히니
그대로인 듯 작아져 보이고
앞뜰 냇가
흐르는 물 여전하다만
나만 변한 듯 한숨 소리 짙다
검은 머리 땐 잊고 살았던 뒷산
머리 희끗희끗 산의 속살 더듬는데
그때의 바람은 잊혀진 세월에 잠겨있고
지금 부는 이 바람도
내일 또다시 만나지 못하리
산빛은 연초록 벗어
울울창창한데
사람만 한낱 보잘 게 없구나
각종 새소리 울어대고
풀잎들 하늘 향해 돋아오르는
초봄의 선물
맑고 밝고 눈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