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산문시(自由, 散文詩)

염불청에 올라

서문섭 2024. 6. 24. 07:27

아버지 손잡고 올랐던 산

덧없이 흐르던 세월 속

까마득히 잊고 살았다

앞산 미끄럼 내리 타던 곳

골골이 안개 걷히니

그대로인 듯 작아져 보이고

앞뜰 냇가

흐르는 물 여전하다만

나만 변한 듯 한숨 소리 짙다

 

검은 머리 땐 잊고 살았던 뒷산

머리 희끗희끗 산의 속살 더듬는데

그때의 바람은 잊혀진 세월에 잠겨있고

지금 부는 이 바람도

내일 또다시 만나지 못하리

 

산빛은 연초록 벗어

울울창창한데

사람만 한낱 보잘 게 없구나

각종 새소리 울어대고

풀잎들 하늘 향해 돋아오르는

초봄의 선물

맑고 밝고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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