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木花 詩)

으악새 슬피 우니

서문섭 2025. 1. 17. 12:26

저들이 흔들어댈 때면

아무리 보고 귀 기울여 봐도

무슨 사연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을씨년스레 시간들을 보내며

빈틈 보이지 않으려는 저들의 자리

도대체 무엇이 그토록

저들을 말 못하게 하는 것인지

희미한 꿈의 아우성 같은

꽃들의 반란을 보는 것 같구나

언젠가 갈색 수군거릴 적엔

아름다운 꽃이라 했다

주름진 얼굴

세월 지난 줄 몰랐던 나처럼

아니라하고 싶었을까

가야 할 곳 녹록지 않을 때

어디론가 얼른 오를 수 없을 때야

비로소 헝클어진 너의 마음

알 것만 같구나

텅 빈 하늘 쳐다보며

소스라치듯 일어서려는 마음

날 수 없는 하늘에 노을이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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