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봉이란 산이다
매가 살고 있는 산이라고나 할까
허울 좋은 이름 내 걸고 발길을 유혹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요즘에사 매가 그리 흔한가 어디?
그러듯 응봉산이라 한다면 지금이듯 옛날이듯
그런 말은 이미 들은 바는 있는 바라 할 찌라도
매를 보러 가던지 산을 보러 가던 지 산은 산일 수 밖에 없다
일부 산악인들이 그들만의 코스로 남겨놓을 정도로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곳이었지만
몇 년 사이에 아쉬운 대로 꽤 유명해진 산이란다
비록 정상의 높이는 해발 1,000m에 조금 모자란 산이지만
산세가 오목조목해 걷는 맛이 제법이라니
들머리에서 정상에 이르기까지의 경사는
별 가파르지 않아서 오르는 맛이 제법 좋다
반면 정상을 오르다가 내려가는 계곡 쪽으로 향하는데
거의 평평한 숲길로 이어져 가족들과 함께 산행을 와도
부담 없이 즐길만한 산행 코스라 할 수 있겠다
울진과 삼척 사이에 부구리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서부터 서쪽으로 대략 25~6km를 더 들어가게 되면
온정 골이라는 계곡이 나온다고!
바로 이 계곡이 흐르는 산을
응봉산이라고 하는데 그 곳에 못갈 이유 있겠는가
그런데 왜 응봉산인지 자연스럽게 설명이 된다
응봉산은 매(鷹)응 봉우리(峰)봉 字를 쓰는데
산의 모습이 "매"를 닮았다 하여 매봉산으로 불러 오다가
다시 응봉산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 인 즉슨 전설로 비화됨을 알 수 있었다
전설에 의하면 어느 울진 조씨가 매사냥을 하던 중
총에 설맞아 도망친 매를 이 산에서 찾았다 하여
응봉산 이라고 이름을 하였고
뜻이 있는 것 같아서 그
찾은 자리에다
부모님의 묘를 쓰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한다
이유야 멀리 있겠지만 보는 백미가 어찌
오르고 내리며 타는 재미로 인해 일품이 아니다 할 수 있으랴
산을 둘러보면 뭐 이런 산이 있나 싶기도 한 게
첩첩산중 우거진 숲이 마치 처녀림을 보는 것 같으며
여러 형태의 교각과 깊고 높은 중턱에서
온천 원 탕의 솟는 물을
파이프로 연결해 뽑아 내리는 설치들을
보노라니
비경이 아니라 기이함까지 더 해준다
다른 각도에서 보는 풍경도 산행을 흥미롭게 하기는 마찬가지다
기상천외한 일이라 할까
사람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뿌리가 서로 다른 나무끼리 합하여 져서
한 나무로 자라는 소나무를 보았기 때문이다
귀한 나무라고 여겨져서 인지
주위의 나무들도 특이한 연리지의 사정을 알아채는 걸까
아름드리 벚나무와 아카시아나무 등이 떡 하니
사천왕처럼 버티어
호위를 하고 있는 듯 한 모습들이다
나무들은 원래 가만히 멈추어 있는 것 같지만
찾을 때마다 정중동의 왕성한 움직임에 놀라게 된다
죽은 듯 표정이 없는 가지들이
꽃으로 피어 환하다가도
어린잎이 등을 구부려 기지겨 켜기 시작하고
금세 바닷물같은 너울거림으로 하늘을 덮어 버리니
돌아서면 뭉클뭉클 움직이는 게 크게 느껴지는 것이리라
또한 효자샘 용소폭포 덕구온천을 좌로 표시하고
헬기장1 헬기장2 정상이라는 표지판이 보이긴 하나
어찌 세워져있는 모습들이 우거진 숲속에서 초라하게 보인다
좀 크고 세련된 표지판으로 곳곳에다 제대로 새워놨다면
참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을 뿐이다
산꾼들이야 이런 표지판 하나하나가
혹여 있을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수단의 하나가 되기 때문이리라
어찌하든 다시 효자 샘이라는 곳에 이르렀고
갈증에 타는 갈한 목을 축일 수 있게 되었다
일명 신선 샘 이라고도 부르는데
이 샘도 역시 전해 내려온 이야기를 써 놓았다
아들이 어머니의 병을 지성으로 간호한
효심 깊은 총각의 말로 시작이 된다
어머니가 고칠 수 없는 난치병에 걸리자
사방팔방으로 약초를 구하러 다니다가 이곳에 이르러
기도하는 심정으로 약초를 찾던 중
""꿈속에 매봉 여신이 나타나서는
이 물을 떠다가 먹게 하면 어머니의 병이 고쳐질 것이다""
라는 말을 하였다고 한다
아들은 어머니의 병을 고치기 위해
시킨 대로 물을 떠다 어머니에게 먹여 병을 치료하게 했다며
이 샘의 이름을 효자 샘이며 신선 샘 이라고 불렀다 한다
필자도 물 한 모금 떠 마셔본다
몸속에 혹시라도 있을 법 한 병마가 쏵 씻겨 내리는 기분이다
효자샘 밑쪽으로는 선녀탕이라 불리운 큰 웅덩이 소가 있는데
산을 울릴만한 물소리를 내는 걸 들으니
더위에 지친 필자를 온통 시원함으로 몰아넣으려는 모양이다
바위들과 깎아지른 벼랑들이 수목에 싸여 운치를 그리고
햇볕아래 이는 바람은 시원함을 아끼지 않고 더해준다
날씨가 제법 더워졌다
눈에 띄는 것은 그것들 뿐만은 아니다
민(閔)시네 묘가 그렇고 용소폭포가 또한 그렇다
온정 골 계곡은 그렇게 덥고도 요란한 여름 속에서
아직은 침잠되어 있음을 보게된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왼쪽이지만
길은 오른쪽에 훨씬 더 넓다
바로 덕구온천으로 올라가는 길 좌우편에는
곰솔과 적송이 많이 자생되어 있으며
그 외에도 각종 삼림으로 계곡에 뒤덮인 계곡인지라
그야말로 이 산은 점입가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산입을 시작으로부터 왕복 약 3시간 정도면 충분하겠다
봉우리 정상이라는 느낌보다
숲 속 덕구,,,큰 덕(德) 땅이름 구(邱)라는 느낌이다
봉우리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그다지 좋지 않다면
봉우리를 찾아가는 것 보다
계곡을 택하여 유유자적 한 번 올라보는 게 훨씬 더 낫겠다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이 샛강 물 위로 얼핏 내비친다
주위가 온통 목가적인 느낌이다
물론 그런 느낌을 계속 유지 시키려면
뒤로 보이는 숲과 나무들을 애써 보호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2010년 6월 3일
경북 울진군 응봉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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