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나라

이 추운 겨울에도

서문섭 2019. 10. 28. 11:12

이 겨울에도 너는_내 친구 k의 딸에게

****이 겨울에도 너는****
              -내친구 k의 딸에에-_-_박태문 --__시인
 
너는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데
너는 숙제를 해야 하고
너는 예습을 해야 하는데
네게는 따로 네방이 없어서
이 겨울에도 너는
마룻바닥에서 오들오들 떠는구나.
밤새도록 이불을 뒤집어쓰고
오들오들 떠는구나.
언제 봐도 너는 구김살 하나 없이
누가 봐도 너는 그냥 착한 뿐인데
이제는 어엿한 고등학생인 네가
중학교 저학년 때 입던
다 낡은 겉옷을 그대로 걸치고 다니는데
너는 남들보다 더 많이 추위를 타는데
버스비를 아낀 돈으로
너는 소주 한 병과 통닭을 사들고 왔었는데
아버지의 생일이라며
너는 말끝을 흐리면서 그것들을 내밀었는데
안쓰럽구나.
오히려 답답하구나.
너는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데
밤은 깊어가는데
네게는 따로 네 방이 없어서
 
          *****작은 꽃씨 하나가****             &&&박태문&&&
 
 
작은 꽃씨 하나가
작은 꽃씨 하나의 꿈을 안고
긴 겨울
언 땅 속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 있음을 우리는 안다.
우리는 안다.
작은 꽃씨 하나에게
작은 꽃씨 하나의 꿈이 있는 동안은
몰아치는 복풍에도
매운 눈보라에도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다.
죽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때 아는가.
비록 작을지라도
작아서 비롯 보잘 것은 없을 지라도
그렇다.
작은 꽃씨 하나가
뽐어내는 그 환한 빛깔과 향기.....
그리고 그대 아는가.
멀잖아 겨울이 가고 또 봄이 와서
작은 꽃씨 하나가
발돔움하며 성큼성큼 걸어와
얼마나 많이 얼어붙은 우리들 가슴에
풋풋하고 해맑은 사랑의 꽃들
피어나게 하겠는가.
피어나게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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