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나라

혼혈 가수의 노래 기러기

서문섭 2019. 10. 28. 11:42

혼혈 가수의 노래 外 기러기

혼혈 가수의 노래___---김 창 환  시인            
 
우리 아버진  우리 어머닐 사랑하지 않았고
우리 어머닌 우리 아버질 사랑하지 않았대요
그래서 나는 원하지 않은 씨앗이었대요
짚차가 흙먼지 일으키고 가는 신작로에서
그 거리 모통이 약국 앞에 않아서
나는 커서 운전수가 되어야지 생각했어요
엄마의 친구들이 몰래 사 가는 약을 보면서
엄마의 친구들이 던져 준 껌을 씹으면서
그 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언제나 혼자였어요
어느 날 우리 엄마 가마니 밑에서 잠자고 있었어요
아직도 째지 않고 나의 피부처럼 캄캄한
캄캄한 골목 외등 밑에서
휘파람을 불고 있을 거여요
그래서 나는 이렇게 그 노래 따라 부른답니다
아버지의 나라는 어디? 흙먼지 속에서
고개 숙이고 걸어가는 아버지는 누구?
 
***기러기***
 
너희들 어디서 오는지 설운 사람은 안다.
이 땅의 외진 홑섬 개펄도 얼어붙어
앉을곳 없으므로 떠도는 너희들
기다렸다. 기다림으로 말라 버린
꺽어지는 갈대로
 
얼굴 모르는 이모부 생사 모를 외할머니
그들이 전하란 말 가슴 먼저 미여
울며 가는 너희 마음 끼루룩 나는 안다.
시웃자로 기역자로 서로 모를 암호로
말로 못 할 사연으로 안타까와 우는지?
 
울지않는 나의 마음 너희는 안다.
아파트 단지 위 하늘은 낮고
등으로 어둠 밀어 별의 잠을 깨우며
꿈 이른 자여 한밤중 꿈 이룬 자여
또는 첫새벽의 너희의 이사
 
주민 등록표에 써넣는 신거주지 주소
들판 끝난 곳 산이 있고 산 너머
마을 있고 마을에 사람 살고 그래서
떠도는 너희의 행선지를 나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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