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나라

기도 外 눈썹처럼 가깝고

서문섭 2019. 10. 28. 11:52

 

***기도/나 해 철
광주 출생으로 현재 칫과 의사
&&&^^^
시가 안되는 새벽은
기도를 한다
땅과 무리를 위한 사랑
그리운 자유와 화해
오랜 이별의 끝에 대해서
시가 안되면
돌에 새기듯
간절한 몇 구절을 가슴에 담고 침묵한다
눈물겨운 것은
쉽게 끝나지 않고
창밖을 보면
따뜻한 희망처럼
햇빛은 들어 빛난다.
 
***눈썹처럼 가깝고***
 
내 사랑하는 사람이 살았던 철로 가에는
지금은 누가 살고 있을까
건빵처럼 꼬막처럼 기울어진 대문으로
낮게낮게 모여 사는
천변응 돌아
분뇨수거 수레도 몇 대 놓인 학교 뒤담길을 올라
지붕이 야트막한 그 집엔 지금은
어떤 사랑이 이루어지고 있을까
무화과 한 그루와
뚜껑 달린 우물의 마당을 전부 내보이고
우리를 위한 콩깍지의 골방도 갖고 있던 그 집은.
그러나 작고 낮은 만큼
무등산이 눈썹처럼 가깝고
푸르른 하늘은 더 크고
사랑도 아침 꽃송이와 같던 그 집
지금은 어떤 살붙이들이
가난을 아름답게 다둑이며 거느리며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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