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산에서 1
사람들은 이따금씩 흔한 질문을 한다
아니, 산에는 왜 자꾸 힘들게 오르는 거야?
그러면 저는 서슴없이 외치듯 이렇게 답을 하곤 한다"
길을 찾으러 산에 간다 길 찾으러"
그 길에는 인생이 있고 삶의 모습들이 있으며
어우러지듯 시詩가 숨어있어서 더욱 그렇다고나 할까
그러기에 오늘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도 산행을 감행키로 한다
토닥토닥 우산을 두드리는 는개비는 겨울비인가 봄비인가 하고
가늠 못할 달맞이 길을 따라 걷는데
분명 꽃은 보이지 않으나 어디서인지 모를 짙은 꽃향기가
나의 몸 주위를 에워 두르고 있다
향기 속으로 어디서 왔는지 모를 행복감이 마구 밀려든다
조금을 더 걸어가다 보니
하얗게 쌓인 지붕처럼 꽃이 핀
매화나무 한 그루가 그제야 내 눈 앞에 보인다
입구를 지난 산 중턱에 2월의 매운바람을 이겨내며
그렇게 꽃이 활짝 피어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겨울을 지나 봄의 전령이 드디어 찾아왔구나 싶었다
언뜻, 감감하날 보내고 밝은 날이 찾아온 기분이다
검은 나뭇가지마다 떨켜를 열고 환한 잎이 부풀었으니
그러고 보면 우리의 삶도
그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참으로 기쁜 일 인 것 같다는 마음이다
마음 속 추위를 저절로 녹게 하는 매화향이야말로 얼었다
풀리는 시냇물처럼 어릿어릿 맑게 흐르지를 않던가
매화는 겹꽃보다는 홑꽃이 상품이고
홍매보다는 백매가 상품이란 말을 들은 적 있다
아마 매서운 날에 피워낸
이 엷고 작은 꽃잎의 간결한 아름다움을 칭찬하기 위해 그런 말을 남겼으리라
옆에 서있는 벚나무는 아직 겨울나목인데
백매는 부지런히 꽃을 피워 머리위에 환하게 이고 있다
참으로 아름답고 기특하다는 생각이다
추운 날 더 꿋꿋한 걸음을 걸어 여기까지 걸어온 걸까
지금 여기는 비가 토닥토닥 내리고 있지만
윗 지방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렸다는데
이래서 매화는 눈 속에 피는 꽃, 설중매(雪中梅)라 하여
어려움에도 뜻을 꺾지 않았던 선비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을까
매화의 의연하고 고아한 성품을 알 수가 있는 대목이다
환한 꽃 처마 아래 나는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그동안 우리 곁에서 잘도 피우더니만
아름다움은 역시 힘이란 게 역시 세긴 세구나 라는 생각이다
비가 내림으로 꽃가지에 빗방울이 조로롱 맺혔다
우리에게 묻어있는 모든 때를 이 한 송이에 비유해 보고자 한다
비록 힘든 때라고 해도 그만이 지닌 미덕이 따로 있을 것인지,,,
다만 꽃 앞에서는 늘 눈을 깨끗이 해야 할 것 아닌가 싶다
그렇지 않으면 금세 불평의 수렁으로 빠지니까 말이다
참새보다 약간 크게 보이는 초록빛 깃털의 새 한 마리도 눈이 밝긴 밝은가 보다
비가 오는데도 지자지보지자지보 지저귀고
매화가지 사이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꽃송이에 부리를 대고
쪽쪽 무엇을 열심히 빨아먹는지 그리도 뭘 맛있게 빨아 먹는 것 같았다
이리 꼬고 저리 돌리고 꽃송이에 머리를 파묻으니
매화나무는 가만있어도 작은 새가 움직임을 만든다
꽃과 새가 둘이 하나가 되니 매화향이 더 짙고 향기롭다
매화나무는 여름에 열매를 맺게 되면 매실나무가 된다
매실의 신맛이 몸 속 여러 독을 없앤다고 하며
성인병에 특히 좋아서 인기가 높다고 한다
그래서 건강식품이나 음료, 술 등으로 널리 만들어지고 있음을 쉽게 알 수가 있다
배탈이 났을 때도 비상약으로 쓰기 위해
필자의 아내는 매실즙과 매실주를 해마다 직접 담근다
살아가는 중심을 욕망으로만 채우지 말고 두루 자연과 맞추며 살 수만 있다면...
의연하고도 멋있게 한 세상의 고개를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매화 뿐 아니라 무수한 나무들과 친해지는 방법이라면
자연 그 옆에서 슬몃슬몃 시간을 보내보는 것이다
2010년 2월부산
해운대 문텐로드에서
아니, 산에는 왜 자꾸 힘들게 오르는 거야?
그러면 저는 서슴없이 외치듯 이렇게 답을 하곤 한다"
길을 찾으러 산에 간다 길 찾으러"
그 길에는 인생이 있고 삶의 모습들이 있으며
어우러지듯 시詩가 숨어있어서 더욱 그렇다고나 할까
그러기에 오늘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도 산행을 감행키로 한다
토닥토닥 우산을 두드리는 는개비는 겨울비인가 봄비인가 하고
가늠 못할 달맞이 길을 따라 걷는데
분명 꽃은 보이지 않으나 어디서인지 모를 짙은 꽃향기가
나의 몸 주위를 에워 두르고 있다
향기 속으로 어디서 왔는지 모를 행복감이 마구 밀려든다
조금을 더 걸어가다 보니
하얗게 쌓인 지붕처럼 꽃이 핀
매화나무 한 그루가 그제야 내 눈 앞에 보인다
입구를 지난 산 중턱에 2월의 매운바람을 이겨내며
그렇게 꽃이 활짝 피어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겨울을 지나 봄의 전령이 드디어 찾아왔구나 싶었다
언뜻, 감감하날 보내고 밝은 날이 찾아온 기분이다
검은 나뭇가지마다 떨켜를 열고 환한 잎이 부풀었으니
그러고 보면 우리의 삶도
그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참으로 기쁜 일 인 것 같다는 마음이다
마음 속 추위를 저절로 녹게 하는 매화향이야말로 얼었다
풀리는 시냇물처럼 어릿어릿 맑게 흐르지를 않던가
매화는 겹꽃보다는 홑꽃이 상품이고
홍매보다는 백매가 상품이란 말을 들은 적 있다
아마 매서운 날에 피워낸
이 엷고 작은 꽃잎의 간결한 아름다움을 칭찬하기 위해 그런 말을 남겼으리라
옆에 서있는 벚나무는 아직 겨울나목인데
백매는 부지런히 꽃을 피워 머리위에 환하게 이고 있다
참으로 아름답고 기특하다는 생각이다
추운 날 더 꿋꿋한 걸음을 걸어 여기까지 걸어온 걸까
지금 여기는 비가 토닥토닥 내리고 있지만
윗 지방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렸다는데
이래서 매화는 눈 속에 피는 꽃, 설중매(雪中梅)라 하여
어려움에도 뜻을 꺾지 않았던 선비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을까
매화의 의연하고 고아한 성품을 알 수가 있는 대목이다
환한 꽃 처마 아래 나는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그동안 우리 곁에서 잘도 피우더니만
아름다움은 역시 힘이란 게 역시 세긴 세구나 라는 생각이다
비가 내림으로 꽃가지에 빗방울이 조로롱 맺혔다
우리에게 묻어있는 모든 때를 이 한 송이에 비유해 보고자 한다
비록 힘든 때라고 해도 그만이 지닌 미덕이 따로 있을 것인지,,,
다만 꽃 앞에서는 늘 눈을 깨끗이 해야 할 것 아닌가 싶다
그렇지 않으면 금세 불평의 수렁으로 빠지니까 말이다
참새보다 약간 크게 보이는 초록빛 깃털의 새 한 마리도 눈이 밝긴 밝은가 보다
비가 오는데도 지자지보지자지보 지저귀고
매화가지 사이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꽃송이에 부리를 대고
쪽쪽 무엇을 열심히 빨아먹는지 그리도 뭘 맛있게 빨아 먹는 것 같았다
이리 꼬고 저리 돌리고 꽃송이에 머리를 파묻으니
매화나무는 가만있어도 작은 새가 움직임을 만든다
꽃과 새가 둘이 하나가 되니 매화향이 더 짙고 향기롭다
매화나무는 여름에 열매를 맺게 되면 매실나무가 된다
매실의 신맛이 몸 속 여러 독을 없앤다고 하며
성인병에 특히 좋아서 인기가 높다고 한다
그래서 건강식품이나 음료, 술 등으로 널리 만들어지고 있음을 쉽게 알 수가 있다
배탈이 났을 때도 비상약으로 쓰기 위해
필자의 아내는 매실즙과 매실주를 해마다 직접 담근다
살아가는 중심을 욕망으로만 채우지 말고 두루 자연과 맞추며 살 수만 있다면...
의연하고도 멋있게 한 세상의 고개를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매화 뿐 아니라 무수한 나무들과 친해지는 방법이라면
자연 그 옆에서 슬몃슬몃 시간을 보내보는 것이다
2010년 2월부산
해운대 문텐로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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