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을(물위를 걷다)

서설瑞雪

서문섭 2019. 11. 6. 11:56

 

유난히 춥다

삼한사온

잊은 지 이미 오래,

 

칼바람 움츠림이

시간을 따라잡지 못해

계절 또한 미동이다

 

야윈 떨켜 흐느끼는

나무의 살갗 줄기

 

휑한 바람이 지나는 동안

봄 기다리는 인내

 

잦게 내리는 눈

차라리 서설이라 하자

 

지저분한 것 감추고

투명하고 맑은

호사만 있을 것 같은 예감

밋밋함 묵상에 잠겨 있다

 

잠깬 조무래기들의 고함소리

귀청을 여지없이 찢는다

 

뿌드득뿌드득

처녀설處女雪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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