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국 해국(海菊) 너, 머저리 같은 해국 파도소리에 귓청 헹구고 따스한 구릉 찾아여기에 왔더냐 넘실대는푸른바다 피워 설곳 찾아 가까스라도 지탱할 곳 해변에서 찾아야지 어쩌자고 이곳까지 와 깊은 산속에 홀로숨었는가 파도의 사연 숨기면서... 못다 씻은 설움 지천으로 흩뿌리고 애잔한웃음으로 푸석한 땅에 홀로 핀 너, 해국아 글로벌(하늘에서 보내온 편지) 2019.10.26
한나의 기도- 한나의 기도- 엘가나 엘가나 엘가나 여인이 날 부러워 한다 가슴 아린 세월 또 어디 있으랴 애절하게 기도하는 여인의 절규가 *야훼 전(前)을 숨가쁘게 내다른다 나의 주여! 여인의 고통 돌아보소서 풍랑에 한숨짓는 소리 드높아 높은 파도가 됩니다 시린 하늘 어디에선가 눈 없는 씨 날아와 내 뱃속 훑고 뿌리 내리게 하시던지 분지르지 않는 검은 꽃술로 하얀 꽃송이가 되어 피게 하던지 그 이름 부르며 또 부르며 사무엘 사무엘 사무엘 뱃속에 뛰어 놀게만 할 수 있다면 이러듯 슬퍼하지 않으리라 마음이 슬퍼도 포도주 한 사발 내게 둔 적 없고 괴로워도 독주를 찾지 않았으니 긍휼을 기다림에 취하게 될 뿐이라 평안을 채우소서 여인에게 기쁨 주소서 거친 세상이라도 원하시기 전 이 꽃 주님께 바쳐 드리리다 *야훼=하나님의 이름 글로벌(하늘에서 보내온 편지) 2019.10.26
베란다를 엿보는 난 베란다에 난 베란다 창문이 코끝 시린 바람을 막는다 뭔가 염치없는 듯 노리작작한 꽃망울이 비추이는 햇살에 활짝 웃다가도 이따금씩 스미는 시샘바람에 혼줄난다 연민으로 피워 댄 푸른잎 벌린 노란꽃잎 슬금슬금 따스함으로 사연을 알린다 출난이 등 같은 노란 등을 달았다 아니 봄같은 화(花)를 불렀다 글로벌(하늘에서 보내온 편지) 2019.10.26
추억 속에 봄비- 추억 속에 봄비- 옛 연인의 방문처럼 봄비가 흘러내린다 갈라지고 메마른 세상에다 툭툭 창을 두드리며... 구차한 몸 봄 기다리는 마음 조급 하다만 빗속 피할 길 없어 하늘이 준 선물이라 여기자 추억으로 더듬어 내리려 할 때도 진한 커피 한 잔으로 취했다 쉼표 같은 포근한 비 땜에 여가를 즐기려는 포근한 맘 주마등 같이 스치는 추억을 맛보며 옛 거리 걸어보고 싶어서라 하자 주저리주저리 너덜너덜한 것들 지난 기억을 다 일깨워 봄비에 다 씻겨 내려보자 추억의 소리 어찌 출렁이는 아픔뿐이랴 아득한 즐거움일 뿐 이랴 내 귀에 찰찰 빗소리가 넘친다 마음속 깊이 촉촉하게 젖는다 글로벌(하늘에서 보내온 편지) 2019.10.26
내 인생의 소중한 시간들 어느 시간이었을까 삶의 소중함 깨닫게 되었을 때 불어오는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 길가에 피어 있는 작은 꽃 작은 돌멩이 하나까지도 다 삶의 의미가 된다 내 인생의 가장 큰 의미는 발길에 부딪힌 작은 이웃들 슬픈 이 기쁜 이 외로운 이 미운 이 착한 이 가난한 이..... 이 모두는 내 삶의 이유들이다 소중한 이웃이 없다면 인생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랑하고 미워하고 울고 웃고 괴로워할 수 있었기에 진정한 의미가 있다 할 것인가 이 모든 것이 삶을 풍요롭게 해 주는 것이나 소중한 삶의 시간들은 너무도 짧다 아름다움의 순간 순간이 시간속에 묻혀가는 것 안타까움에 가슴을 졸인다 더 사랑하며 웃어야지 더 크게 울고 괴로워해야지 귀한 삶의 시간들이 소홀히 지나쳐가지 않도록 글로벌(하늘에서 보내온 편지) 2019.10.26
아리수 아리수- 순한 백합꽃 어깨에 함박 감싸시더니 아리수 잠재우고 저 멀리 어이 보내시나 꿈을 접은 섭 섭 새 네 잎 클로버 찾지 못 하고 오수에 힘 잃으니 꾸벅꾸벅 좌절하는 화평 살랑거리는 물결 위에서도 반짝이는 듯 감춰진 길 못 찾아 자맥질하는 섭 섭 새 해 저물고 여비 없어 황혼에 물든 옷 저리나 입고도 싶겠다 인맥의 줄이 끊어져 세상의 줄이 끊어져 홀로 아리랑에 춤추는 슬픔의 노래, 나의 인생 노래할 수는 없나요 글로벌(하늘에서 보내온 편지) 2019.10.26
벌새처럼- 굽이진 산 넘고 강 건너 품어대는 한숨 만지작만지작 나즈막한 속삭임처럼 조용한 볕에 물든 너의 모습 나의 온 몸이 흉내를 낸다 바람 불면 흔들리고 비 오면 젖는 것이 어찌 내 혼자랄 수 있겠냐만 흔적없이 증발 하려는 이슬처럼 붉게 물든 노을곁에 선 내 모습이 만만치 않는 너의 집요로 인해 삶의 키를 다시금 사로잡는다 어둠이 들판을 물들이고 나의 마음은 고독에 물들어 정녕 포기할 수 없는 단맛의 기다림 너를 보듯 취해 버리고 해우하는 낯가림 나의 생애 쌓이는 응어리 매무새 곱게 다듬고 그 모습 속에서 남은 날들을 헤아린다 글로벌(하늘에서 보내온 편지) 2019.10.26
손자와 함께 여름은 쏟아지는 물소리로 시작이 된다 지루하고 갑갑한 일상에서 벗어나 당장이라도 시원한 계곡을 찾아 물속에라도 뛰어들고 싶어진다 작년엔 손자 녀석 땜에 여름을 찾지 못했다 쥐면 다칠까 놓으면 사라질까 나들이하기 너무 어렸기 때문이다 이리저리 치일 걸 생각하니 바다는 엄두를 못 내다가 이제는 좀 성장하였고 할배할매를 옆에 두고 즐거워할 줄 아는 세상맛을 느끼는 것 같아 작정하듯 날을 잡았다 계곡을 찾는 마음 들떠서인가 녀석 웃는 모습이 자지러진다 쏟아지는 물소리에 주변은 소음조차 잠기고 싫증도 나겠다만 이놈 여전히 신나게 물장구를 친다 산천어가 있을까 기대하다가 급한 마음에 잡는 게 가재하고 송사리다 흐르는 물에서 건진 수박은 어쩐지 당도가 느껴진다 물놀이를 마친 녀석 배가 많이 고팠을까 수박껍질이 오이 .. 글로벌(하늘에서 보내온 편지) 2019.10.26
파도- 거센 파도가 육지 향해 소리친다 중년을 넘은 기운이 젊음으로 팔팔 몰려온다 혈기로도 뎦친다 소리죽여 보던 냉가슴이 노도로 출렁대기 시작한다 그런 젊음에 유혹 당해 정신없이 돌변한다 야아~ 세상으로 돌아 가련다 욕망을 불태우는 숫기 두려움 버리고 살련다 노을이 바다위에 붉은 이부자리를 펼 때까지 글로벌(하늘에서 보내온 편지) 2019.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