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시(人生詩) 40

해운대 해수욕장

물 맞는 재미가 와르르르바글거리는 낭만을 찾는다물살이 하늘로 솟구치다가땅으로 곤두박질꿈틀거리는 변화와 젊음은태양이 작열하는 해변에서더더욱 용솟음치는가철석거리는 파도소리에수많은 인파 아우르고깔때기모양 파라솔 밑에선바가지소리 죽살이를 건다벗어던진 옷가지 속흘낏흘낏 시야 흐려지고갖가지 패션에 뜨거워진 얼굴화려하게 비치는 비키니물결은즐거운 일탈과 함께낭만을 부르는 데는 단연 으뜸이다 시간이 놀아나는 신나는 하루섹시모드가 아찔할 뿐이다

그것 또한 지나리라 5

소낙비가 지나는 긴 긴 여름 장마가 지나듯 그대 삶 눈물 젖어도 모두 다 지나가리라 봄여름 지면 가을이 오듯 잠 못 이루는 밤 참을 수 없는 괴로움 있어도 그것 역시 다 지나가리라 온 세상을 얻은 기쁨 행복한 날의 왕관도 깨어나면 다 꿈이니 역시 또한 지나가리라 그리운 사람 정든 친구들이 우리 곁을 스치듯 땀과 피 흔적 두엇 남기고 그대와 나 또한 모두 지나치리라

밥상

나는 날마다 밥상을 차린다 언제부터인가 밥상에는 사랑과 위로, 감사와 축복을 올려놓고 남을 위해 좋은 일을 생각한다 내가 먹은 밥은 그들에게 들어가서 일어나 말하며 큰 소리로 요동을 친다 내 밥은 세상에 널리 퍼져 큰길이 되고 산 넘어 우주로 날아간다 웃고 노래하라 손잡아주고 등 밀어준 날마다 내가 먹은 것들아 나는 즐거워하고 노래하려고 먹는다 하지만 눈감고 생각해보면 내 자신을 돕기 위해 열심히 먹어도 육체는 병이 생기고 더 이상 키도 크지 않았다 그토록 원하던 멋진 나의 삶은 또 얼마나 자라지 못 했던가 지금은 오래된 풍선처럼 먹을수록 겉모습은 줄어든다 더 가벼워지면 별식을 먹고 푸른 하늘을 날아야 하겠다

모래시계 5

모래시계- 적록 색맹에겐잘 보이지 않는살색 작은 알갱이들짧은 시간의 터널로연기처럼 흘러내린다이제 막 발굴되어햇빛에 나온 천년유물처럼산소에 허물어지는중력의 법칙인 생명의 입자살 수도 있고영원히 소멸될 수도 있는순간순간 생명의 날을 엮는엄중한 외침나는 나에게 시계가 되어그 시간 속에 머물다가고또 누구에게 보일락 말락우주로 떠나가고 있는 그대그대는 작은 모래시계

메아리

내가 웃을 때 세상도 웃고내가 울때 세상도 눈물 흘립니다내가 노래하면 세상이 노래하고내가 분노하면 세상이 화를 냅니다 인생은 메아리구원과 멸망은 당신이 선택한 과거 비바람 지난 후에무지개가 산 넘어에 뜨고하늘아래 꽃이 피어납니다음지가 싫다면양지를 향해 달려가십시오 감사하고 있습니까불평하고 있습니까지금 웃고 있습니까울고 있습니까그것은 당신의내일 모습입니다

상처난 옹이

곧게 자라 이 땅을 푸르게 하는 나무도제각각 옹이가 있기 마련이다태풍에 부러진 가지의 흔적살 속 깊숙이 안고 살아온버리고 잊어야 할 고통의 순간알알이 옹이가 디딤돌이 된다 상처 주는 이 이해 못하고내 뜻대로 해보려 몸부림치다가깨어져 피멍이든 상흔이제 하늘디딤돌 되어 가끔은 가슴 부풀어 올라메케한 연기 뿜어 대는눈물짓게 하는 태양의 흑점이다 그래도 굳어버린 옹이보다야뻗쳐나간 가지 더 많아세상 한번 푸르게 만들게 될 런지.

얼굴

인생은 얼굴에 해가 뜨고 진다태양보다 빛나는꽃보다 아름다운보석보다 존귀한 영혼의 호수아침에 일어나 모니터 켠 얼굴은밤낮이 교차되어 상영되는 인생극장가끔은 각본 없는 드라마 연출한다ng(no good)가 일어나도편집되지 못한 채 방영된싱싱한 목소리 비단결 화면무심코 클릭 한 번 잘못하여생각지 못한 시나리오 상영되고날아온 스펨에 봄여름 가을 겨울은순서대로 오지 않고열매 없이 꽃들은 지는가노후 되어 버벅거리다아날로그 외로운 골목길 걷는다세상에 하나 뿐인 스크린비바람 뒤 별 되면사랑하는 사람들 눈물국화꽃 위에 맻힌다

황혼길

나이가 들고 싶지 않아도 세월이 흐르니 하는 수 없고늙고 싶은 마음이 없어도 몸이 쇠하다 보면 그 또한 어쩔 수가 없네가고 싶지 않아도 가야만 하는 언젠가는 끝이 되는 길그 길 걸어가는 것은 자연의 이치라할 것이니무작정 가는 세월이라고 너무 원망을 하지 말세나그 이치를 한탄하는 것은 우리의 욕심이일 터이 세상에 자진해 온 뉘 그 아무도 없었고누가 불러서 온 것도 무엇엔들 없다면내려놓아야 하고 비워야 하는 일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닌가외려 가지 않는 것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더 슬픈 일이 아닐까

찌든 인생

떨이요 떨이 싸구려 싸구려랑게밤기운 깊숙이 잦아들면죄다 팔아넘기고 홀가분하고 싶은 마음떨이요 떨이 죄다 팔아넘기고신 끈 쪼듯 홀가분하고 파싸구려랑게 꿈같은 거리 조용한 거리오가는 사람 한가로워도씨잘 데기 없는 뽐 낸 일들 없어도행여나 말들이 우스꽝스러웠는지어쩔 거나 어쩔거나 이를 어째 이를 어째대쪽 같은 말들이라니돈 좀 벌세 돈이 뭐란가그게 뭔지 그게 뭔지서운치 않는 말돈 좀 벌세 돈 좀 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