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절시(自然,季節詩)

가을이 고운 날

서문섭 2019. 12. 1. 21:06

가을이 고은 날엔

창가에 앉아서

살빛 찻물 속

고요히 스며드는

불타는 석양을 보고 싶네

휑한 골목길 같은

가슴 한 켠

잔잔한 파도로 밀려오는

단풍잎 하나

화사함이 제풀에 지는

광풍으로 쓸려

들판에 내몰리는

묵언의 쓸쓸한 낙엽 보네

스산한 바람

살갗 스치는 가을 속으로

어질고 순한 것들이

가을볕에 그을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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