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창밖은 어둠의 휘장에 덮여 비밀스러운 신경조직으로 밀어를 나눈다 전설처럼 깜빡이는 저 멀리 알 수 없는 작은 불빛들은 가슴 조이며 누군가를 찾고 맹인의 손가락으로 가만가만 더듬는데 풀 수 없는 암호들이 달라붙어 내게 씨름을 걸어온다 어디선가 조금씩 새어든 빛줄기로 어디쯤인지 나의 좌표만 짐작할 뿐 몸은 무겁고 지쳐 더듬거릴 때 오 느닷없이 다가와 하늘이 열리는 당신의 시간 밝은 아침을 듬뿍 안겨주는 이제야 끝나가는 나의 ‘어둠의 책’ 읽기